출판사 편집자 취준 중에
맞춤법 책 정도는 읽어둬야 하지 않을까 해서
구매한 책 <책 쓰자면 맞춤법>

제목 보고 책 쓰려고 맞춤법 책 읽는 사람이
얼마나 될까? 싶긴 했는데
책 쓰는데 진심인 사람들이라면
그럴 수도 있겠다 싶기도 하고
아무튼 나는 책을 쓰기보다는 만들? 예정이라 읽었다

책 뒷면에 맞춤법 퀴즈가 있다
나는 온라인으로 구매하긴 했지만
만약 오프라인 서점에서 이 책의 뒷면을 봤다면
퀴즈를 풀다가 뜨끔해져
(내가 맞춤법을 제대로 알고 있는 게 맞나?)
덥석 들고 계산대로 갔을지도 모를 일이다
이 책의 가장 좋은 점은 '맞춤법 책 치고 재밌다'이다
이 재미없는 맞춤법을 어떻게든 재미있게 알려주기 위해 저자가 상당한 노력을 한 것으로 보인다
아래 발췌문들을 보면 알 수 있다
"숙취야 물렀거라"를 외치고 싶지만 그럴 힘조차 없었던 오전도 서서히 끝나 갑니다. 모두들 슬슬 몸을 꼬고 있는 가운데, 회사가 가까운 두 녀석은 점심시간에 함께 해장을 하려는지 메뉴 선정을 두고 티격태격하더라고요. 그런데 좀처럼 합의점을 찾지 못하자 한 친구가 "형님이 '설렁탕을 먹자'라고 하면 '아이고 감사합니다'하고 조용히 따라올 것이지 어따 대고 꼬박꼬박 말대답이냐"라는 게 아니겠어요?
여기서 '어따 대고'가 잘못된 표기라는 걸 아시는 분은 많지 않을 것 같네요. '어디다 대고'를 줄인 말이라는 건 다 아실 텐데, 이게 참 특이하게 줄거든요. "얻다 대고"로 말입니다. (p.276)
이렇게 친구들과의 대화로 시작해 능구렁이처럼 맞춤법 설명으로 넘어가기도 한다
그나저나 저자가 애주가인듯
술에 대한 에피소드가 자주 등장한다.
나 역시 애주가라 상당히 집중이 잘 되었다ㅋㅋ
그런데 혹시 이거 아세요? 오늘은 제가 카톡방에서 맞춤법 지적 하나도 안 한 거 말이에요. 다 여러분한테만 설명했지 친구들한테는 한마디도 안 했거든요. (중략) 그런데 말이에요, 갑자기 한 놈이 저를 콕 집어 말하는 거 아니겠어요? "오늘은 조용하네? 지적질을 일체 안 하는데?"라고요. 음, '일체'라는 굳이 잘 안 쓰는 단어까지 끌어들인 건 아무래도 저를 도발하기 위해서겠죠? 여러분이 보기에도 그런 것 같죠? (중략) 어쨌건 친구야, 나는 그런 도발에는 '일절' 넘어가지 않아. (p.293)
그리고 친구과의 단톡방에서 맞춤법 지적을 하다가 미움받기 일쑤이다
그럼에도 꿋꿋하게 맞춤법을 바로잡아주는
저자의 모습이 웃기다

맞춤법 책 치고 재밌어서 놀랐지만
그래도 소재가 맞춤법인지라
소설책 읽듯이 술술 읽어내리기는 힘들어서
이 책을 완독하는데 1년은 걸린 것 같다 ㅋㅋㅋㅋ
읽다가 덮어두고 읽다가 덮어두고를 반복
올해 들어서 진짜 제발 이번에는
완독 하자라는 마음으로
하루에 두 챕터씩 읽어서 겨우 다 읽었다
재밌게 쓰려고 노력한 저자에게 미안해질 정도였음 (죄송해요 도파민에 절여진 뇌라서)

추천 대상
교정 교열을 해야하는 편집자 또는
편집자를 꿈꾸는 취준생
맞춤법을 자주 틀려 고민인 사람
맞춤법을 잘 지켜서 글을 쓰고 싶은 작가
등등
에게 추천하는 맞춤법 책이다!
'서평' 카테고리의 다른 글
| 구병모, <절창> 후기 "서로에게 영원한 질문으로 남은 관계" (줄거리, 한줄 평, 인상적인 문장) (0) | 2026.01.24 |
|---|---|
| 김연수, <소설가의 일> 리뷰 | 작법서는 아니지만, 읽고 나면 '쓰고' 싶어지는 책 (1) | 2025.11.10 |
| 조중민, <암우> 리뷰 | "인간의 내면을 끈질기게 응시한 네 개의 거울" (0) | 2025.10.26 |
| 이희주, <크리미(널) 러브> 후기: 너무 재미있는 그녀의 마조히즘 (1) | 2025.10.20 |
| 김학원, <편집자란 무엇인가> 책 리뷰 "책 만드는 사람이 갖춰야할 태도와 마음가짐" (1) | 2025.09.11 |